벨기에 수사당국, 벨기에 전역·포르투칼 등 21개 건물 수색

유럽연합(EU) 기를 배경으로 화웨이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AFP통신]
유럽연합(EU) 기를 배경으로 화웨이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AFP통신]

화웨이가 유럽의회(EU의회) 전·현직 의원에게 로비 명목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르 수아르, 유로뉴스 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연방검찰은 이날 경찰이 부패 혐의와 관련 벨기에 내 여러 장소를 압수 수색했다. 이 가운데에는 화웨이 브뤼셀 본사도 포함됐다.

같은날 유럽 인민당, 리뉴유럽 소속 의원 보좌관 2명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나섰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이들 보좌관 사무실에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여러 명의 개인이 부패 혐의와 관련해 조사받기 위해 체포됐다”고 전하며 포르투갈에서도 수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뇌물수수, 위조, 자금세탁, 범죄조직 연루 등 잠재적인 범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범죄조직의 틀 안에서 유럽의회 내 적극적인 부패와 위조문서 위조 및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자금세탁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화웨이 로비스트가 2021년부터 EU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의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의 주요 용의자 중 한 명은 화웨이 로비스트인 발레리오 오타티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유럽의회 전·현직 의원 약 15명이 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 매체에 전했다. 현직 의원의 혐의가 확인되면 유럽의회에 면책특권 박탈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회 대변인은 유로뉴스에 “해당 정보를 인지하고 있다. 사법당국 요청이 있을 경우 의회는 늘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의혹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소통할 것”이라며 “화웨이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관련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2022년에도 전현직 의원 일부가 카타르, 모로코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후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주도로 부패 재발 방지를 위한 의원 윤리·행동강령 강화를 추진해 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평판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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