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보고서, 관세 부과 시 미국 내 경쟁력 하락

서울 삼성 강남에 전시돼 있는 갤럭시S25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 강남에 전시돼 있는 갤럭시S25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상호 관세율 추가 수정 행정명령의 효력이 발생한 가운데 품목별 관세 이슈와 관련해 반도체보다 스마트폰, PC 등 IT기기에 대한 관세율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언급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생산공장(팹)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므로 관세가 면제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미국에 생산 설비를 짓겠다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는 기업에 한해 반도체 품목별 관세를 예외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반도체 수입 금액은 402억달러로 전체 미국 수입액 중 1.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 금액을 상위 5개 국가로 살펴보면, 대만이 수입액 113억달러, 수입비중 28%로 1위며 말레이시아가 수입액 94억달러, 수입비중 24%로 2위다.

이 외 이스라엘·한국·아일랜드로부터 각각 42억달러, 24억달러, 19억달러 규모로 수입한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4억달러, 수입비중 4%를 차지한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해 미국 관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반도체에 100%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의 한국발 수입금액 24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영업익의 6%에 달하는 규모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는 중국 등 해외공장으로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금액이 포함되지 않아 관세 규모는 더 클 것”이라며 “중국, 베트남, 대만 등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제조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현재 반도체보다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이슈가 더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과 PC 등에도 반도체처럼 관세가 부과되면 반도체 관세가 면제되더라도 미국 내 애플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6일(현지시간)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 내 총투자액을 6천억달러로 확대한 것과 관련해 애플이 정부의 스마트폰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같은 행보는 애플이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내주 발표될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서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IT전자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주요 체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