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조사, 4곳 중 1곳은 리스크로 ‘내수부진·경기침체’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대다수가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 경영여건이 올해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리스크로는 ‘내수부진’과 ‘경기침체’가 꼽혔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2025년 하반기 기업경영여건) 결과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총 152개사가 응답에 응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과반(53.3%)은 하반기의 경영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선’ 전망은 30.2%, ‘악화’ 전망은 16.5%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경영여건을 ‘악화’로 전망한 기업들은 경영여건 개선 시점을 ▲2026년 1분기(40.0%) ▲2026년 3분기 이후(24.0%) ▲2026년 2분기(16.0%) ▲2025년 4분기(12.0%) ▲2025년 3분기(8.0%) 순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업은 하반기 최대 경영 리스크로 ‘내수부진 및 경기 침체 지속(25.7%)’을 지목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수요 둔화 및 수출 부진(14.1%)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14.1%) ▲원자재 수급 및 가격 상승 리스크(14.1%) 등을 꼽았다.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 애로 역시 ‘수출 감소(20.4%)’와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19.7%)’에 이어 ‘내수부진(18.4%)’이 뒤를 이었다.
이에 한경협은 “수출 부진과 함께 내수 위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기업들이 매출 감소·재고 누적 등의 경영상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28.0%)에 가장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기존 주력사업 집중(19.1%) ▲해외시장 진출 강화(16.4%) ▲경영리스크 관리(13.5%) ▲미래 전략사업 발굴(10.9%) ▲디지털전환 및 자동화(7.6%) ▲핵심인력 유지 및 역량 강화(3.9%) 순으로 집계됐다.
한경협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비용 통제에 중점을 두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와 핵심역량 강화를 통하여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경영환경 개선 과제로 ▲원자재 수급 여건 개선 등 공급망 안정화(20.1%) ▲수출기업 지원 및 통상 불확실성 해소(16.4%)를 우선순위로 지목하며 ‘대외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 및 ‘안정적인 생산·수출 여건 조성’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기업활동 규제완화(14.5%)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 활성화 정책(13.2%)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11.2%)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0.9%) ▲기업 R&D 투자 지원 확대(6.9%) ▲기술인재 양성 및 확보 지원(6.3%) 순으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기반 강화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산업구조 고도화(24.7%)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글로벌 통상전략 강화(20.7%)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대응(12.5%) ▲지역균형 발전 및 인프라 투자(12.2%) ▲노동시장 구조 개혁(11.8%)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 가속화(10.2%) ▲연금·재정 건전성 확보 등 국가 시스템 개혁(6.9%) 순으로 답했다.
이에 한경협은 “기업들은 당장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규제·공급망 개선뿐만 아니라, 산업전환, 인구구조 대응 같은 장기전략 마련도 병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내수 둔화와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신규 사업 전개보다는 기존 전략의 재점검과 효율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적 경영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통상환경 대응과 규제 개선, 내수 활성화 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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