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전쟁반대를 지지하는 벽화 앞을 한 여성이 지나치고 있다. [사진=AFP통신]
이달 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전쟁반대를 지지하는 벽화 앞을 한 여성이 지나치고 있다. [사진=AFP통신]

IDC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미치는 영향 - 첫 번째 테이크’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ICT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살피고, 기술 구매자와 기술 공급자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에 대해 다양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ICT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IDC의 안드레아 시비에로 부리서치 디렉터는 “지정학적 위기가 앞으로 몇 달, 몇 년에 걸쳐 글로벌 ICT 수요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IDC가 최근 CIO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2022년 기술 지출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고, 이 중 10%는 강력한 조정을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IDC는 이번 전쟁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글로벌 ICT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ICT 지출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회복도 느리게 전개될 전망이지만, 양국이 글로벌 시장 ICT 시장에서 갖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전체 ICT 지출에서 양국의 비중은 합쳐서 5.5% 수준이고, 전세계적으로는 1%에 불과하다. 

다만 무역, 공급망, 자본 흐름, 에너지 가격 등에서는 적지 않은 영향이 발생할 전망이며, 이는 더 넓은 범위로 확장돼 세계 경제는 물론 ICT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먼저 기술 수요변동 측면에서 올해 현지 시장수요는 두 자리 수 감소가 예상되면서 양국 기술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대로 국방·보안 분야에 대한 예산 확대로 서유럽 국가의 기술 지출은 부분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기술과 인프라 재배치 측면에서는 기존 계획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우크라이나에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러시아에서는 더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갈등으로 이미 수만 명의 개발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타국으로 이주했으며, 양국 내 일부 서비스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양상으로 볼 때, 물리적 자산·인력과 더불어 향후의 사업 확장 계획도 이번 갈등으로 인한 영향을 고려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압력 측면에서는 불안정한 우크라이나 정세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 물가지수 변동에 대한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이미 감지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탄소 기반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 가속화와 함께 단기 에너지 계획의 신속한 재평가가 요청된다. 

현금·신용 가용성 측면 살펴보면, 현재까지 부과된 금융제재는 러시아의 해외 신용 가용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에 발행한 대출에 대한 잠재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신용 접근이 불가능한 대부분의 조직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당장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현재 러시아는 심각한 현금 부족 상황으로, 소비자 지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망 역학 측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완제품과 기술부품 수출은 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겠지만 시장규모에 비춰볼 때 서방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기술소재가 특히 영향을 받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칩 제조에 사용되는 네온가스, 팔라듐, C4F6 등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또 두 나라와 관련된 화물 경로 변경과 이에 따른 운송비 증가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환율변동 측면에서는 당초 제재로 인해 러시아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러시아로 수입되는 IT장비와 서비스 비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결제가 가능하더라도 러시아로의 주문 배송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자체 PC·서버·통신 장비 제조업체의 운영이 불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유로화를 포함한 지역 내 다른 통화 역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IDC 필립 카터 부사장은 "분쟁의 유동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기업은 가치 사슬 생태계에서 약한 연결 고리를 식별하고 민첩한 공급망 전략을 세워 다양한 파괴적인 시장 움직임을 예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실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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