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주요 글로벌 경제 블록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 기민한 대응을 CEO들에게 주문했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CEO들은 이달 16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경영전략 방향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실행에 나서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18일 폐막연설을 통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첫 언급한 서든데스를 언급한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또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지들을 제시하며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 방향으로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가치(SV)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중국 등 경제 블록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AI·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를 주문하며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개막 스피치를 통해 “현재 그룹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글로벌 문제는 주요 국가들의 패권경쟁”이라고 진단하고, “미국의 성공 방정식을 참고해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세미나 기간 중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통합조직과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해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면 경쟁력과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2010년 중국에 설립한 SK차이나와 같은 그룹 통합법인을 다른 거점 지역에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이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연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파리 외에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반등 기대감 높인 IT투톱…삼성·LG, 시장예상치 상회 3분기 실적 ‘눈길’
- 글로벌 CEO 10명 중 7명, “향후 3년 간 세계 경제 긍정적”
- 한국기업, 회복탄력성 낮다…“미래형 비즈니스 위해 직원·기술에 투자해야”
- “글로벌 건설시장, 2037년 14조 달러 규모 성장”
- 용인 클러스터 방문한 SK 최태원, “도전·혁신의 새로운 역사 쓰자”
- 사회적가치 축제 ‘SOVAC 2023’ 이달 15일 개막
- SK ‘이천포럼 2023’ 개막…“구성원 주도, 딥 체인지 실천안 모색”
- “아태지역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기업 간 연합이 핵심과제”
- 글로벌 CEO 67%, “핵심사업 전환과 인재확보가 최우선 투자 영역”
- SPC 계열 평택 제빵공장서 손끼임 골절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