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보고서, 미·중 AI 패권 경쟁 속에서 기회 모색해야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 AI 산업에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AI 거버넌스 참여 등 새로운 기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삼정KPMG는 보고서(미국·중국 AI 경쟁력 비교 및 한국의 대응 전략)를 통해 양국의 AI 경쟁력을 6대 영역(투자/정책/인프라/인재 역량/산업 응용/장기 경쟁 분야)에서 비교하고, 한국이 직면한 과제와 기회 요인을 진단했다.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을 혁신하는 범용 기술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AI 투자 건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분야별 경쟁력에서는 양국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미국은 민간 주도의 투자와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올해 1분기 오픈AI, 앤트로픽 등 선도 기업에 대형 투자가 집중되며, 같은 기간 미국의 AI 스타트업은 총 609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자금이 민간 생태계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전략적 가치가 높은 AI 스타트업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특징적이다.
정부 정책과 지원 체계에서도 미국은 규제 완화 기조 속에서 민간 혁신을 촉진하며 최근에는 ‘AI 행동 계획’을 발표해 혁신 가속화와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기금과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국가 주도형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 미국은 민간 기업의 막대한 자본지출 등을 토대로 클라우드, GPU, 데이터센터 확충 중심의 글로벌 확산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은 데이터 활용 확대와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정부와 민간 빅테크가 협력하는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인재와 지식자산에서 미국은 공격적인 스카우트 전략을 통해 세계 최고 연구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산업·학계의 유기적 협력으로 자국 내 인재를 양성하며 논문과 특허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중·단기 주력 분야에서는 미국이 산업별 맞춤형 AI솔루션 개발과 글로벌 플랫폼 선점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은 제조업 중심 구조에 기반해 산업 자동화와 로봇 개발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장기 경쟁 분야로는 양국 모두 군사·전략적 활용까지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범용 인공지능(AGI)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미래 패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단순한 산업 경쟁을 넘어 글로벌 안보 균형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보고서는 이같은 글로벌 환경 변화가 한국 AI 산업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와 산업별 특화 솔루션의 성장, AI 거버넌스 참여 가능성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각국의 자국 중심 규제 강화와 글로벌 인프라 격차, 인재 유출 위험은 한국의 지속 성장에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해외 시장 맞춤형 기술·서비스 전략 수립을 포함해 ▲현지 파트너십 확대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 참여를 통한 해외 진출 ▲제조·의료·금융 등 국내 강점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 개발 ▲AI반도체 등 핵심 인프라 기술 고도화 ▲인재 확보 및 역량 강화 ▲신뢰 기반의 AI 생태계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에는 AI 인프라 확충과 인재 유치 및 양성, 산업·외교 전략 고도화,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 확대 등을 통해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허인재 상무는 “심화되는 미·중 AI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과 정부는 기회와 위기를 면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 특화 기술 개발과 인재 유치뿐 아니라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와 외교적 역량 강화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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