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 예고
자율주행의 눈, 전장 카메라 확대 기대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주요 제조사들이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주요 선진국들은 레벨4 도입을 위해 선제적인 법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자율주행 레벨3는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의 구간에서 주변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주행을 사람이 아닌 차량이 주도적으로 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를 말한다.
사람의 운전은 돌발상황이나 안전설계 영역을 벗어난 지역 등에서 시스템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국제표준(ISO)의 자율주행 6단계(레벨0~레벨5) 중 레벨1과 레벨2가 사각지대 경고, 차로이탈방지, 스마트크루즈 등 사람이 운전하고, 자동차 시스템이 안전운행을 돕는 보조 역할에 그쳤던 것과 달리 레벨3는 차량 시스템이 주행의 주도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차량이 주행을 책임지는 진정한 자율주행으로 향하는 실질적인 첫 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레벨3로 공식 승인받은 자동차는 일본 내수용으로 100대 한정판매된 혼다 레전드 1종가 유일하지만, 올해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기업이 레벨3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일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독일에서 레벨3 드라이브 파일럿 기술에 대한 승인을 완료하고, 2분기 중 고객에게 드라이브 파일럿을 탑재한 S클래스를 독일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에 레벨3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올해 레벨3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의 고도화는 카메라모듈의 시장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호재다.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다수의 카메라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레벨2 기준으로 7~8개가 요구됐던 차량 카메라는 레벨3에서는 12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주변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전제되기에 차량 주변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카메라가 요구되는 것이다.
물론 레벨3 수준이 아니더라도 차량의 카메라 탑재는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다. 주차 편의를 위한 후방 카메라나 서라운드 카메라는 물론 차선이탈방지 등 레벨1, 레벨2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보편화에 따라 전장 카메라는 차량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차량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은 2025년에는 차량당 6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출하량 기준으로 전장 카메라 모듈 시장은 2025년 연간 5억개 돌파도 기대(연평균 30% 성장)되고 있다.
단순히 카메라의 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안전과 직결되는 카메라는 신뢰성과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로, 높은 품질 기준과 내구성이 요구돼 일반적인 카메라 모듈보다 평균단가(ASP)도 더 높다.
자율주행의 고도화는 카메라 화소수를 더 향상시켜 ASP를 현재 35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45달러 수준까지 상향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차량당 탑재 모듈 수 증가에 더해 더 높은 화소로 인한 ASP의 상승까지 이뤄지는 전장 카메라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전장 카메라의 성장은 성장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정체기에 접어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4년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1분기 역성장한 것은 포화 상태에 이르른 스마트폰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카메라 모듈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해상도 향상, 탑재 카메라 수의 증가가 위안이 됐지만, 성장의 밑바탕이 됐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가 불안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율주행의 이슈가 다시 카메라 모듈의 성장 동력을 가져온다.
걸림돌은 공급망 이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공급난은 차량 제조사들의 생산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나 커넥티드카가 아니더라도 오늘날의 자동차는 반도체를 다수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내연차 1대에는 200~300여개, 하이브리드차에는 500~700여개, 전기차에는 1000여개, 더 많은 센서가 요구되는 자율주행차량은 2000여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알려지는데,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공급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공급 업체가 한정된 차량용 반도체의 특수성으로 인해 공급부족 현상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2025년까지 공급난이 연장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 가스의 최대 생산국이 우크라이나인 까닭이다.
공급난이 해결된다면 카메라 모듈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반도체 수급난이 발목을 잡으면서 전년대비 2% 증가한 8,000만대에 그쳐 코로나19 이전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요 카메라 모듈 업체들은 전장 부품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증명했다.
장기적으로는 라이다, 레이더와의 경쟁도 지켜볼 요소다. 라이다, 레이다와의 경쟁은 자율주행차 관련 카메라 모듈의 성장세를 좌우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GM 등 라이다 중심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 반대로 테슬라는 라이다를 배제하고,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테슬라 비전’을 이용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기술적 한계와 안전 강화를 위해 주요 기업들은 세 가지 센서를 모두 탑재해 상호 보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장애물과 물체 인식 등을 위해 카메라는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레이더, 라이다의 탑재에도 카메라의 탑재 개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지만, 테슬라가 라이다, 레이더 없이도 안전 주행이 가능함을 증명한다면, 자율주행 관련 카메라 모듈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관련기사
- 앤시스·BMW, 레벨3 자율주행기술 고도화 ‘맞손’…시뮬레이션 툴 공동 개발
- 윈드리버, 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와 차세대 자율주행차 개발 ‘맞손’
- 팬데믹이 견인한 DT 가속화, 전자설계·테스트 산업계의 8개 이슈 ③
- 자율차 경쟁 본격화, 美·獨·日 법·제도 정비 속도전…“한국은?”
- 아우토크립트, TUV라인란드와 자율주행 보안 기술협력…MOU 체결
- 현대오토에버, 자율주행 테스트베드·C-ITS로 자율주행 선도
- 팬데믹이 견인한 DT 가속화, 전자설계·테스트 산업계의 8개 이슈 ①
- 카카오모빌리티, 뉴빌리티와 ‘맞손’…라스트마일 배송 플랫폼 공동 개발
- LG전자, 유럽 완성차OEM과 5G 텔레매틱스 솔루션 공급계약
- 지난해 반도체 매출, 5천억 달러 벽 넘었다…전장반도체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