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IT 쇼핑의 시대 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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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IT예산의 오너십(Ownership)이 변화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 경이다.

기업의 IT 관련 비용을 IT부서가 아닌 현업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진 상태고, 상대적으로 CIO의 힘(구매파워)가 달라졌으며, CIO의 역할마저 달라진 상황을 해외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1990년대, 고객사의 IT부서를 방문하면 항상 문에 붙어 있던 문구(통제구역)가 생각난다. 2000년 초반까지도 IT부서(당시 전산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통제지역이었다.

첫 직장생활은 현재 국내 최대의 시스템통합(SI) 기업이었다. 당시의 기억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항상 고객의 사무실을 찾았고 고객은 100% IT 담당이 첫 번째 만나야 하는 고객이었다.

1990년대 IT부서(전산실)에 붙어 있었던 가장 대중적인 문구인 '통제구역'
1990년대 IT부서(전산실)에 붙어 있었던 가장 대중적인 문구인 '통제구역'

2007년 첫 번째로 SaaS기업을 만나 그들의 비즈니스를 들었을 때, 이는 십수년 간 이어왔던 ‘IT에 대한 생각’을 완전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의 사상에 매료됐다는 말이 맞을 게다.

“No Software”, 그 기업의 슬로건과 CI는 충격적이었다. “Software는 구축하는 게 아닙니다. 사용하는 겁니다”라는 의미였다.

글로벌 IT비즈니스에서 많이 통용되는 ‘페르소나(Persona)’,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사전적 용어와 좀 다르게 ‘각 업무를 맡는 역할(Role) 별로 요구하고 고민하는 상황이 다르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 Persona를 연구해서 각각의 역할과 상황에 따라 고민하는 비지니스 전략을 수립하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고, 이 부분을 한국에서도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C레벨 임원들(CEO/COO/CFO/CMO/CIO/CSO 등등)은 각자 해야하는 역할에서의 고민은 각기 다르다. 그리고 이들은 IT가 도와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없다. 현재 현업부서(LOB)에서 각기 IT업무 관련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게 되었고, 급기야 이제 IT부서의 예산을 훨씬 추월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IT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필요한 인프라 없이 IT를 활용하는 SaaS의 시대가 된 것이다. 구매하지 않고 빌려쓰는(Subscription) 형태며, 언제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SaaS의 탄생이 이와 같은 현상을 견인한 핵심 이유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검색할 때 필요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손쉽게 다양한 솔루션을 찾아볼 수 있고,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통해 쉽게 어떻게 운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를 통해 쉽게 결재하고 그 즉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사는 수천 수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쇼핑하듯 사용할 수 있고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대가 이렇다 보니 업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닌 ‘구글’ 검색을 통하거나 유튜브에서 제곧되는 다양한 동영상을 통해 간접경험을 얻고, 임시활용(Trial) 정책 등을 통해 직접 경험하는 시대에 와 있다.

이영수 디지포머싸스랩 대표
이영수 디지포머싸스랩 대표

한 걸음 더 나서보자. 너무 많은 솔루션들로 이제는 어떤 구독형 솔루션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가령 TV홈쇼핑의 경우 소비자에게 정확한 메시지와 제품의 차별화를 전달해야 한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제품을 공급하는 이와 수용하는 이가 겪는 정보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SaaS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는 B2B SaaS Market place와 함께, B2B SaaS 쇼핑 도우미(SaaSlab에서는 이를 Digital Agent라 호칭하고 있다)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에는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개발사가 SaaS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솔루션을 SaaS 솔루션으로의 마이그레이션도 추진 중이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이들(구매자)은 항상 존재한다.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제품(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에 자부심이 있다면, 또 이와 같은 제품을 손쉽고 비용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연결하고, 컨설팅하며 이들 모두의 디지털혁신(DT)를 지원하는 것. 이것이 디지포머싸스랩이 추구하는 B2B SaaS Market place(SaaS Lab)이 추구하는 비전이자 방향성이다.

 

글 : 이 영 수 / 대표(CEO) / 디지포머싸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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